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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허준' 원작 소설 '동의보감'을 보다

뽕다르 2008. 8. 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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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안 휴가차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컴퓨터가 없으면 무척이나 심심해 하기 때문에 집에 내려가니 정말 심심했죠. 시골중의 시골이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게 없습니다. TV말고는... TV도 낮에는 재미있는 것도 안하고 해서 짐에서 먼지만 먹어가고 있던 소설책들을 꺼냈습니다. 그중에서 이은성이 지은 소설 '동의보감'은 이런이유로 3번정도 읽었던 전적이 있던 책이었습니다. 볼때마다 흥미진진하죠. 이번에도 이거 골라서 읽었습니다.

맨날 보던거, 게다가 드라마로도 본거 봐서 뭔 재미냐 하겠지만 이 책은 역시 한번보고 다까먹은 뒤에 다시 보면 또 재미있는거 같습니다. 드라마는 또 보면 재미가 별로인데 글로된건 아닌가 봅니다. 내용은 뭐 다 알겠지만 허준이 열심히 해서 의사되는것입니다. 이 소설은 지은이가 쓰던중에 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줄거리상 임진외란 초반부까지만 쓰여져 있습니다. 드라마는 거기다가 계속 이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간거죠.


현대에도 허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건 의사로서의 허준이 아닌 성품으로서의 허준이라는 인물. 이런 인물이 현대에 있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에서 허준은 내의원에 올라가서도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윗사람들에게 옳은 소리만하는 오로지 자신만의 굳은 심지를 보여줍니다. 어떤 보복이나 손해가 있을지라도 바른소리만하고 올바른 행동만 합니다.

이런 굳은 성품이 있다면 정말 올바른 사람이라고 인정 받겠죠? 그런데 과연 이런 바른말만 할줄 아는 올곧은 성품이 과연 현제에 물론 과거에서도, 얼마나 먹혀들며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좋게 보면 올곧은 사람이지만 반대로 보면 앞이 꽉 막힌 사람 답답한사람등으로 치부되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내내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올바르다는것은 알겠는데 이게 정말 현대를 살아가면서 비웃음이나 받는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굳은심지로 올바르게만 살아가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해진것이 아닌지 아니면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바뀐것이 아닌지 아니면 저의 머리속의 생각이 너무 현실에 순응하는 편의주의로 물든것이 아닌지 한번 고민해본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의서 그럼 현대에는?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수만은 지식을 중국으로 부터 받아 들였습니다. 허준이 살았던 조선시대에도 그렇고 그이전에도 그랬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그 만큼 학문과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또 세종대왕 이후로 우리의 글이 있었지만 수많은 선진 기술들을 배우기위해서 중국의 한자로 된 책을 읽고 또 읽고 했죠.

그럼 현대에는 어떻게 될까요? 옛날 중국이 그랬던것 처럼 수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다른 영어권 국가의 학문과 기술이 월등히 발달했습니다. 이런 시대에 물론 한글로된 책들에도 정말 좋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정말 그런 기술들을 익히고 공부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대학공부를 하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공서적으로 원서를 보는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영어를 모두가 잘하면 모르겠지만 영어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영어로 된 원서로 공부를 시키면 오히려 좀 허접한 한글로 번역된 책으로 공부하는것보다 본질적인 내용을 이해하는것이 더 떨어지는것이 아닌가하고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이제 참 나약한 변명이었던것 같습니다. 외국의 발단된 기술들을 받아들이는데 정말로 그 기술을 받아들이고 익히기를 원한다면 그 나라의 언어로 즉 영어로 된 책들을 들고 파야 되는것이 옳은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게 보면 좀 문화 사대주의라고 비판 받을지 모르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솔직히 기술이 딸리는건 사실이고 그것을 정말로 익히고 싶다면 영어로된 원서를 몇번이고 읽고 해야죠. 옛날 우리 나라 선조들이 중국 한문으로된 책을 열심히 공부 했던것 처럼요. 열심히 공부해서 외국의 책들보다 더 우수한 우리나라 책을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참 밸시런것들은 다 생각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4번째 정도 보니깐 이런 생각들이 머리속을 맴도네요. 볼만한 책입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