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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3차 태안 시민구조 활동 다녀왔습니다.

뽕다르 2007. 12. 30. 02:03
사실 처음 태안에서 사고가 났을때는 시험기간이었기 때문에 뉴스도 보지도 못했고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뉴스, 블로그로 계속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나도 꼭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이런 봉사활동은 한번도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괜히 가서 방해만 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진짜 이번만을 해봐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봉사활동을 간다고 해서 얼른 달려가서 물어보니 21~22, 22~23 이렇게 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22일 아침까지 기말고사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성금 오천원을 내며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습다.
 
그러다가 티스토리 '서해안을 살려주세요!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라는 공지사항을 통해서 환경운동연합이라는 싸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메인에 3차 시민구조활동 참가단을 모집한다고 나와있더군요. 24일날 보게 되었는데 늦으면 마감될꺼 같아서 얼른가서 신청하게 되었죠.

일정은 29일 토요일 새벽 1시에 출발해서 차에서 잠을 자고 하루 봉사활동을 하고 저녁에 돌아오는 하루짜리 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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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준비물 부터 챙겼습니다. 헌옷을 그냥 평소에 입던 오래된옷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장화, 고무장갑, 면장갑, 우의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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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가 좀 비싸죠 보통 만원 안밖으로 합니다. 나머지는 1000원. 날씨가 좋지 않아 비가 올수 있다고 해서 저희는 우비를 챙겼습니다. 사실 여기 있는 물품 모두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거기 가면 쓰고 기증?하고 놔둔게 엄청나게 있습니다. 고무 장갑은 작업이 끝나고 나면 거의 못쓰기 때문에 하나쯤 준비 하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장소는 사직 공원.. 처음 가보는 곳이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지도검색해서 핸드폰으로 찍어놨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한참을 돌아다니다 찾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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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길을 해매면 오래 걸릴것 같아서 엄청 일찍 출발했습니다. 인천에서 저녁 9시에 출발했습니다. 도착하지 11시더군요. 아무래도 1등!!!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원 안에 들어가서 어떻게 생겼나 구경이나 했습니다. 그때부터 날이 엄청 춥더라구요.

그렇게 한시간 반정도 기다리니깐 사람들도 어느정도 와있고 차도오고 환경연합관계자분들도 왔습니다. 추워서 바로 차에 탔습니다. 참가단중에 지원하신분들이 차량마다 차장과 부차창을 하고 계셨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출발했습니다. 2차때는 물때가 맞지않아 3시간정도 밖에 작업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물때가 딱 맞아서 9시부터 5시까지 작업할수 있다는군요.

처음 계획상으로는 외연도라는 섬으로 들어갈 계획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곳은 이제 긴급복구는 거의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복구가 취약한 섬으로 가기로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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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날씨가 너무 않좋아 배가 출항이 안된다고 해서 구름포해수욕장이라는곳으로 향했습니다. 사고 장소에서 아주 가까운 해수욕장입니다. 저희가 갔을때는 3주가 지났기때문에 상당히 많이 좋아져 있었습니다. 기름이 완정히 없어진것은 아니었지만 사고난 얼마 후에 다녀오신분들이 찍어온 사진보다는 정말 많이 좋아 진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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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제가 찍은것은 아니지만 이곳이 구름포라는 곳입니다.

처음 도착해서  오전에는 위사진에 보이는 곳에서 돌을 닦았습니다. 돌 사이사이에 아직도 많은 기름 덩어리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많은곳에서 보내주신 헌옷을 이용해 돌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하나 하나 닦아서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연이 힘겹게 몇십년이 걸려서 정화할것을 이렇게라도 해서 조금이라고 줄어들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날씨는 좀 흐렸는데 결국 눈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파도도 아주 거셌습니다. 하지만 옷이란 비옷이랑 방제복까지 입어서 그런지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전에는 일을 하고 이제  12시가 조금 넘어서 점심을 먹으로 갔습니다. 점심을 원래 개인이 준비하는것이었는데 준비하지 않아서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 사실 거기가면 무료로 많이 나눠 준다고 해서 그거 믿고 점심을 안챙겼죠. 역시나 무료로 밥이나 라면 빵을 제공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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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지는 않았지만 밥도 배식하고 있었고...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매주 이렇게 오셔서 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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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도 무료로 주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물끓이는것을 기다리는 중... 함박눈이 잠깐 내렸다가 그쳤습니다.

밥을 맛있게 먹고 이제는 모래 사장으로 가서 모래 깊숙이 들어간 기름을 파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 모래사장도 조금만 파보니 속에는 기름띠가 생겨 모래와 엉켜 있기도 하고 뭉쳐 있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좀 찍고 싶었지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핸드폰 꺼내고 사진찍기가 좀 그래서 사진을 거의 못찍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다 거의 끝날 무렵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버스에서 알게된분께 부탁해서 한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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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때문에 안경에 김이 자꾸 서려서 많이 답답 했습니다.  장갑도 손목부분이 짧아서 자꾸 내려가더군요. 고무 장갑은 역시 빨간 장갑이 좋은것 같습니다.

핸드폰 꺼낸김에 그때하고 있던 작업을 찍었습니다. 물이 들어오고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파도가 들어오는 부분에 긴~ 흡작포를 놔서 파도가 칠때마다 물속 기름이 걸러지게 했습니다. 눈이 계속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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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으로 남겨 봤습니다.

그리고 작업중에 나온 모래 포대 같은것을 물이 들어오지 않는곳까지 올려 놨는게 이게 엄청 힘들었습니다. 모래가 엄청 무겁더군요. 대학교 같은데서도 단체로 나와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작업을 하고 5시쯤 되어 정리를 하고 차로 돌아갔습니다. 차에 거의 다 와있더군요. 저 혼자 엄청 오랬동안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좀더 있었으면 차도 노칠번 했죠. ㅋㅋ

이렇게 봉사활동을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보니 혼자 가게 되었는데 많은 것을 얻게 된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많은 분들을 만났고 (특히 옆에 앉았던 군인인데 휴가 나와서 봉사활동 오신분...) 자원봉사라는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환경 연합 3차 시만 구조단 여려분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2호차 분들도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새해에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마지막으로 2호차 차장 하셨던분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같이 자원해서 오셨는데 정말 많이 수고 하신것 같았습니다.

방제 활동을 하면서 조금 아쉬웠던부분도 있었습니다. 3주차가 되어서 그래도 어느정도 조직화되어서 조금 효율적으로 작업이 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인원은 많지만 효율적으로 통제가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작업을 하는 방법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길목에 방제하는 요령 같은것을 만들어 안내판 처럼 세워 놓는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인원이 왔다가 가다 보니 엄청난 쓰래기 또한 곳곳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방제복이나 다른것은 부피가 작아 그렇다 치고 고무장화가 정말 많이 버려져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모두 치워야 하는 일인데 안타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