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두개의 문" 용산 참사의 기록들

뽕다르 2012. 6. 24. 03:29


다큐멘터리 영화 두개의 문을 보고 왔습니다. 뉴스타파 19회에서 '두개의 문'을 만든 김일란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관련자들의 증언, 칼라TV등 실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경찰 채증 영상, 그리고 법정 회의 녹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간순으로 현장의 모습들을 재구성하고 경찰 특공대의 시선에서 사건을 전개해 나갑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영화관에서는 다소 어색하지만, 시간순으로 짜임세 있는 구성으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집중되어 갔습니다.


영화의 제목 두개의 문은 옥상에서 망루로 나 있는 2개의 문을 말하는데, 진술에 의하면 경찰 특공대 대원들은 옥상에 몇개의 문이 있고, 망루로 가기 위한 문이 어떤문인지도 모른체 작전에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용산진압 작전이 얼마나 성급하고 준비없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바를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는 용산참사의 피해자의 시선이 아닌 경찰특공대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성급한 진압작전, 최악의 작전 상황, 위험한 환경에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였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집압작전은 6명의 희생을 일으키면서까지 다급한 것이었나? 철거민들은 정말 처음부터 그렇게 목숨을 내 던지면서까지 저항하려 했던것일까? 이 모든 책임은 철거민들에게 있나?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모든 사건의 판결이  끝난 이 시점에서 과연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런 영화를 찾아 보는것을 통해서 우리는 아직 풀리지 않는 물음이 있고,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보여 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명박이 집권한 이 시대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식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비상식적인것을 상식인듯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후자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비 상식적인 사람들이 또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을 매도할지 걱정이 되네요.